RIP

항상 하늘은 왜 가장 착하고 선한, 그리고 재능있는 사람들을 먼저 찾는 걸까요. 그리고 왜 언제나 슬픈 일들은 영화보다 더 극적으로 등장하여 주변 사람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오늘 아침 11시경 믿을 수 없는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것은 플럭서스 스튜디오의 메인 엔지니어로 계시는 이용섭 기사님의 갑작스런 교통사고 사망 소식이었습니다.

열두 시간이 지난 지금도, 활짝 웃는 영정 사진 앞에서 조화를 바친 뒤에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백일을 이틀 남겨둔 아들을 뒤로한 채 먼저 떠났다는 사실을.

고 이용섭 기사님은 90년대 후반 대학로의 난장 스튜디오 시절부터 플럭서스 스튜디오에 이르기까지 자우림이나 러브홀릭, 클래지콰이, 이승열 등 수많은 작품들을 믹스해왔을 뿐 아니라, 저의 180g beats나 lovers까지, 그리고 최근 IF의 몇몇 곡들까지 믹스해주셨습니다. 엔지니어대 아티스트로서가 아니라, 함께 크리에이트하는 입장으로, 그리고 너무나 자상한 형으로, 온화하고 언제나 긍정적인 인품으로 저에게는 친형과 마찬가지였던 고인에 대해, 이제는 생전에 좀더 찾아뵙고 연락드리지못한 것을 후회할 따름입니다.

지금도 2000년 더운 여름 서울 스튜디오에서 받아든 180g beats의 레코드 마스터 동판을 앞에 두고 서로 감격의 악수를 나누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선물과 지표가 되어줬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형, 다시 만날 때는 꼭 lovers 레코드를 안겨드릴께요. 뭐가 바쁘다고 그토록 전해드리기 힘들었나요.

3개의 답글 to “RIP”

  1. melodie Says:

    기운내세요.
    고 이용섭 기사님 좋은곳에서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2. xoxo Says:

    어릴때부터 앨범자켓에서 자주 보았던 이름이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3. 이지선 Says:

    티비곡에 클래지콰이 노래들으며 오빠생각이 나서 검색중 이런흔적이나마 찾아 마음이 따듯하네요…..아…저는 친척동생입니다~ 오빠는 편히 있을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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